오늘인 이유식을 만들면서 손질이 쉽지 않은 재료 3종의 손질 꿀팁을 가지고 찾아왔다. 해보고 나니 사실 세 개 다 어려운 건 아니고 각각 쉽지 않은 포인트들이 있는데, 극복하는 방법을 소개하려고 한다. 중기 이유식 기준으로 했는데, 후기인 경우 입자 크기만 달라지니 참고하시면 좋겠다.
1. 미역
사실 나는 미역을 먹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 생일에도 미역국 먹어 본 역사가 없고, 출산 후 병원에서 조리원에서 나온 미역국도 남편이 다 먹었다.), 이번에 이유식 한다고 난생처음으로 미역을 사 보았다.
사실 해보고 나니 미역이 손질하기 어려운 재료는 전혀 아닌데, 말린 미역을 불리는 과정에서 양이 상상 이상으로 불어나기 때문에 많이들 어려워하시는 것 같다. 옛날에 어디선가 웃긴 이야기로 들은 게 기억이 나는데, 말린 미역 한 봉지를 오독오독 과자처럼 씹어먹었는데 배가 아파서 보니 봉지에 40인분이라고 적혀 있었고, 토해도 토해도 미역이 나와서 결국 응급실에 실려갔다는 이야기였다. 그걸 생각하면서 어마어마하게 불게 될 거라고 예상을 했으면서도, 튼이 이유식 책에 3일 치 이유식을 만드는 데 미역 40g이 필요하다 하여 말린 미역 40g을 정확히 넣고 물을 넣었다. 미역 40g이 말린 미역인지 불린 미역인지 열심히 찾아봤지만 적혀있지 않아서 말린 미역 40g을 넣은 것이 화근이었다. 미역은 계속 불어나 산처럼 쌓여갔다.
나중에 검색해보니 미역은 물에 불리면 보통 10배 정도로 늘어난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난 불린 미역 40g이 필요했으니 마른미역 4g만 가지고 했으면 됐는데, 10배만큼의 물미역을 생산해 냈다 :) 결국 이유식에 쓸 만큼을 제외하고 150g~170g 세 봉지로 소분하여 하나는 남편용 미역국 끓이고 나머지 두 개는 얼려두었다.
좋은 경험이었다.
2. 부추
부추는 깨끗이 씻어서 데친 후 다지면 된다. 어려운 게 하나도 없는데 까다로운 건 일단 데치고 나면 흐물흐물해져서 칼로도 차퍼로도 다지기가 어렵다는 게 함정이다. 그렇다고 다진 후에 데치면 건져내서 물기 짜 내는 게 또 쉽지 않을 것 같아서 데친 부추는 칼이나 차퍼로 다지기 보다 가위로 잘게 써는 걸 추천한다.
전완근이 많이 요구되는 활동이라 남편찬스를 활용하실 수 있다면 적극 이용하시길 바란다.
3. 대추
대추는 엄마들에게 악명이 높은 이유식 재료다. 일단 쪼글쪼글한 주름 사이로 낀 먼지나 불순물을 씻어내려면 물에 불리는 과정이 필요하고, 그리고 나서 삶은 후 껍질과 씨를 분리해야 하는데 그게 또 어마어마한 노동이 투입된다고 한다. 그런데 결과물을 보면 씨 빼고 껍질 빼고 나면 너무 실망스러운 양이라 웬만하면 대추는 큐브로 된 걸 사 먹이거나 다시는 안 먹이겠다는 후기들이 많았다.
아마 후기를 보고 미리 알았다면 대추는 도전하지 않았을 텐데, 일단 구매한 후 후기를 읽은 터라 어쩔 수가 없었다. 딱히 대추로 뭘 할 수 있을지 생각해봐도 삼계탕밖에 생각이 안 나는데, 내 손으로 삼계탕을 해 먹을 생각은 1도 없었기 때문에 그냥 도전하기로 했다.
많이 사면 처치 곤란일 것 같아서 대추는 50g만 구매 했다. 딱 10알이었다. 일단 사 온 대추를 씻으려면 주름사이가 좀 펴져야 하기 때문에 일단 물에 불린다. 왼쪽 사진처럼 1시간 정도 불리면 오른쪽처럼 된다. 사실 크게 차이 없어 보이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대추가 좀 통통해지면서 전보다 주름이 약간 펴져있다.
베이킹 소다를 푼 물에 10분 정도 담아두어 세척한다. 이후 칫솔로 한 번 더 주름 사이사이를 닦아주면 좋다고 했는데, 내 경우 밤이 늦어서 다음 날 이어서 작업하기 위해 맹물에 담궈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밤새 더 많이 불어서 주름 펴지라고 접시로 눌러놓았다.
밤새 불린 대추는 훨씬 더 통통해져있었다. 주름이 거의 다 펴졌고, 남은 주름도 크게 깊지 않아 굳이 칫솔로 하지 않고 손톱으로 살살 긁어 씻어주었다. 한번 더 베이킹 소다 물에 10분 담가 2차 세척을 마친 대추를 이제 삶는다.
대추를 삶기 시작한다. 대추 주름이 다 펴져 맨들맨들해질 때까지 하면 된다고 하는데, 한 시간 정도 하면 된다고 한다. 하면서 물이 엄청나게 졸기 때문에 무조건 큰 냄비에 물을 많이 넣는 게 좋다. 처음엔 왼쪽 사진처럼 작은 냄비에 했다가 오른쪽 사진의 냄비로 바꿔주었다. 그럼에도 물이 계속 졸아서 세 번이나 왕창 리필해 주었다.
대추 삶고 난 물은 버리지 말고 대추차처럼 먹어도 된다. 삶고 나면 오른쪽 사진 처럼 물에 흰 부유물이 둥둥 떠다니는데 대추 자체에 포함된 식물성 왁스 성분이라고 한다. 농약 같지만 농약 아니니 걱정하지 말고 먹어도 된다고 한다. 그리고 삶는 과정에서 생기는 대추 표면의 하얀 거품도 대추의 사포닌 성분이며, 간 기능에 좋다고 한다.
대추는 삶고 나면 통통하게 주름이 다 펴지는데, 불을 끄고 식히는 과정에서 바로 다시 쪼그라든다. 보통 이 때 중기 이유식인 경우에는 껍질도 벗기고 씨도 제거해 주는 데 이게 손이 많이 가고 그러면서 양이 확 줄어든다고 한다. 나는 그런 수고를 피하기 위해 과감하게 껍질까지 갈기로 결심했다. 후기 이유식은 씨만 제거하고 껍질의 경우는 그냥 먹일 수 있으며, 시판 큐브나 이유식도 대추 껍질을 함께 사용한다고 하여 그냥 껍질 포함하여 갈았다.
대추를 차퍼에 넣어 갈았는데, 과육은 아주 잘게 갈리는 데 반해 껍질은 약간 입자가 큰 게 남아있다. 목에 걸리는 건 아닌데 아이가 먹으면서 이물감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 먹으면서 큰 껍질이 보이면 빼 주는 게 좋을 듯하다. 대추 삶은 물을 다섯 숟가락 정도 넣고 갈았더니 많이 묽어졌다. 이미 삶으면서 물을 많이 먹은 상태라 굳이 추가로 물을 안 넣어줘도 됐을 것 같다.
큐브는 20g짜리 다섯 개가 나왔다. 번거롭고 양은 적다는 악명이 높은 데 반해 내 기대보다는 많이 나왔다. 대추를 50g 샀는데 큐브가 총 100g 정도 나오면 댕이득 아닌가 >_<
이번 대추 큐브는 껍질까지 함께 간 게 신의 한 수였던 것 같은데, 엄마가 행복해야 이유식도 신나게 만들 힘이 나니까 나같은 귀찮은 엄마들은 이렇게 해 보는 것 추천이다. 전혀 어렵지 않다~!
'이유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판이유식] 풀무원 디자인밀 반값체험 후기 (0) | 2023.03.26 |
---|---|
엘빈즈 실온이유식 이지밀 무료체험 후기 (추천인 pongdang02) (0) | 2023.03.25 |
[시판이유식] 배냇밀 시판이유식 무료체험 후기 (추천인 pongdang02) (0) | 2023.03.09 |
중기이유식 큐브 만들기 - 토마토, 양송이버섯, 브로콜리 (0) | 2023.03.07 |
[시판이유식] 초중기 시판이유식 무료체험 후기 - 베이비본죽, 루솔, 베베쿡, 케어비 (추천인 pongdang02) (0) | 2023.0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