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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애개육아] 아기와 강아지 함께 키우기 (1) 첫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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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임신하고 가장 조심스러웠던 부분은 아기와 강아지를 어떻게 하면 함께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후추에게도 태어날 아기 소금이에게도 최선의 환경을 선물하고 싶어서,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공부도 열심히 하고 후추와 훈련소에서 교육도 받았다. 

 

우리집 장녀 후추는 2020년 8월생 푸들이다. 애교가 많고, 겁도 많다. 아는 사람이나 익숙한 환경에서는 똥꼬발랄하게 매력을 발산하는데, 다른 강아지들을 만나거나 낯선 환경에서는 겁이 많아서 예민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이유로 혹시 아기에게도 너무 똥꼬발랄하거나, 또는 예민해져서 짖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어 신경이 쓰였다.  

 


 

1. 아기 태어나기 6개월 전, 훈련소 교육 

후추 훈련소 교육
훈련 마지막 날, 낯선 강아지들 사이에서도 편안해 보이는 후추

아기 태어나기 6개월 전, 후추와 함께 훈련소에 갔다. 후추의 경우 집에서 낯선 사람이나 바깥 소리에 짖는다거나, 산책 시 다른 강아지나 낯선 사람들을 무서워하는 것,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예민해지는 것 등이 우리가 생각한 문제행동이었는데, 훈련사님께서는 이건 특별히 크게 문제행동이라 볼 수 없는 부분이지만 아기가 태어날 때까지 최대한 둔감화하는 훈련을 하면 좋으니 훈련소는 8회 교육으로, 남은 시간 동안은 집에서 꾸준히 교육하면 좋아질 것이라 하셨다.  

 

훈련은 주 1회, 1시간 씩 진행되었고, 배운 내용들을 집에서 연습하는 형식이었다. 후추는 주로 산책 시 보호자에게 집중하는 훈련, 집에서는 기다려 훈련을 주로 했던 것 같다. 사실 날 때부터 후추는 기질이 겁이 많은 아이라 8회 훈련으로 갑자기 대범해질 순 없었지만, 훈련소에서 배운 내용들로 지금까지도 짖거나 불안해할 때 쉽게 안정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2. 출산~조리원, 아기 냄새부터 친해지기

아기 냄새나는 물건 미리 강아지에게 주기
아기 물건으로 냄새부터 친해지기

소금이가 태어나고 병원 1주, 조리원 2주 동안, 후추는 친척집에 맡겨두었다. 이때 아빠가 신생아실에 부탁해 소금이가 입고 쓰던 배냇저고리와 손수건을 틈틈이 후추에게 주어 냄새부터 친해지게 했었다. 처음엔 신나게 냄새를 맡더니 금방 흥미가 떨어져 버린 후추에게 조금 더 친해지길 바라는 마음에 오른쪽 사진처럼 손수건을 목에 둘러줬었다 :)

 

 

3. 첫만남, 탐색 중

아기와 강아지 첫만남
탐색중

드디어 조리원을 퇴소하고 후추와 소금이의 첫만남이다.

후추는 워낙 조심스럽고 겁이 많은 성격이라 궁금한데 무서운지 가까이는 못 가고 아기 근처에서 냄새만 맡아본다. 혹시나 핥거나 발로 건드릴까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딱히 과감하게 다가가지는 않는다. 

후추는 갑자기 나타난 아기보다 오랜만에 본 엄마가 반가워서 아기에겐 사실 크게 관심이 없다. 

 

 

4. 조리원 퇴소 후, 아기에게 적응 중

조리원 퇴소하고 본격적으로 집에서 같이 살게 되면서 후추는 아기가 본인을 해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것 같다. 늘 적당히 거리를 두긴 하지만 아기 근처에서 쉬거나 자기도 했다. 

 

* 이 신생아 시기엔 두 시간에 한 번씩 밥을 먹어야 하고, 왜 우는지 모르겠는데 수시로 우는 아기 때문에 지금도 생각하며 고개가 절레절레 흔들어지는데, 무엇보다도 후추가 가장 고생이 많았을 것이다. 저 새로운 생명체는 무엇인지, 왜 갑자기 나타나서 밤낮없이 우는지, 엄마아빠는 왜 그럴 때 늘 바쁜 건지 모를 것이고, 엄마아빠가 수시로 깨서 아기를 보니 후추도 같이 깨서 보초를 서고, 청력이 사람보다 훨씬 예민하니 아기 울음소리가 우리한테보다 더 힘들게 들리지 않을까 싶다. 

 

* 아기와 강아지의 첫 만남을 앞두고 가장 걱정이었던 건 혹시나 아기에게 개털 알러지가 있으면 어떡하나였다. 너무 다행스럽게 아기는 알러지가 없었고, 어쩔 수 없이 아기와 강아지를 함께 키우지 못하는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 

 

 

5. 가끔은 아기 물건이 좋아 보이는 듯

소금이 역류방지쿠션을 수시로 탐함

소금이가 깔고 자는 이불, 역류방지쿠션에 관심을 보인다. 부드럽고 푹신하니까 그런것 같다. 그러면서 아기 냄새랑도 친해지는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아직은 소금이가 너무 아기라 위생상 아기 이불이나 쿠션에 앉지 못하도록 했다. 소금이가 역류방지쿠션을 졸업하면 후추에게 주겠다고 약속했는데, 후추가 알아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6. 첫 만남 한 달 후, 소금이에게 배를 내줌

소금이에게 배를 깜

후추와 소금이의 첫만남 이후 한 달쯤 지났을 무렵, 후추가 드디어 소금이에게 배를 보였다. 강아지들은 가장 연약한 부분인 배를 신뢰하는 사람에게만 보여준다고 하는데, 소금이를 신뢰하기 시작한 건가... 

항상 앉을 때도 거리를 두고 앉더니, 이제 쿠션에 바짝 붇어 앉기 시작했다. 

 

 

7. 아기에게 호기심을 갖기 시작 

 

배를 깐 즈음, 이제 아기에게 호기심이 생겼는지 조금 과감하게 냄새를 맡아보기 시작한다. 워낙 쫄보라 아기가 팔다리를 휘적휘적할 때마다 쫄아서 도망가지만 조금 익숙해졌다고 그래도 용기를 내 본다.  

 

 


 

새 가족이 생기기 전부터 함께 준비한 후추는 신생아 시기 육아의 고통도 함께 나눴다. 새 가족이 된 아가사람에게 천천히 마음을 열고 용기를 내 궁금해 하기 시작한 데까지 두 달 정도 걸린 것 같다. 두 달이 지나고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소금이에게 관심을 표명하고 가족으로 인정하는 것 같다. 다음 편에 적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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