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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9개월 아기 발달 上 #잡고일어서기 #분리불안 #엄마껌딱지 #분리수면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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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에 들어서면서 감기가 심하게 걸려버렸다. 콧물만 나오는 감기였는데 약을 먹어도 꼬박 열흘이 넘는 기간 동안 앓다가 2주가 지나니 이제 좀 괜찮아졌다. 아픈 와중에도 소금이는 쑥쑥 자랐다. 움직임이 날로 정교해질수록 이제 정말 아기 티를 벗고 '작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기 시작했다. 

 

 

1. 대근육 발달

(좌) 범퍼침대 가드도 조만간 넘을 듯 / (중) 에듀테이블에 매달리기 / (우) 강아지 계단 올라가기

기어가고 올라가고 잡고 일어섰다 앉았다 대근육을 자유롭게 사용하게 되었다. 웬만한건 잡고 쉽게 일어서고, 앉을 때도 다리힘을 조절해 스르륵 앉을 수도 있다. 이뿐만 아니라 좀 더 난이도 있는 도전도 스스로 찾아서 하는데 에듀테이블에 매달린다거나 침대 옆에 놓아둔 강아지 계단을 오른다거나 하는 일이다.

분리불안이 생긴데다 자유롭게 일어서는 게 가능해지면서 요새는 평소처럼 수면의식 후 '잘자' 하고 나오면 침대 가드를 잡고 서서 목놓아 운다. 가끔 컨디션이 좋을 때는 침대 바닥의 이불이나 책을 밟고 가드를 넘어가려는 동작도 시도하는데, 머지않은 시일 내에 가드도 넘을 것 같아 긴장하는 중이다. 

 

 

2. 소근육 발달

(좌) 감자전 먹는 소금이와 떨어지는 감자전을 기다리는 후추 / (우) 최애간식 두부채소볼 

손으로 음식을 집어 입에 넣거나 목욕 장난감의 물이 나오는 부분에 정확히 손가락을 집어넣는 등 소근육의 움직임도 놀랍게 정교하다. 이유식을 먹이다 보면 숟가락을 가져가려고 한다. 그래서 밥을 떠서 줘 보았는데 입에 정확히 밥을 넣는 것이 아닌가. 바닥에 흘리고 난리 칠 거라 생각했는데 너무 훌륭한 숟가락질이었다. 감자전이나 두부채소볼 같은 핑거푸드도 금방 집어서 입에 넣게 되었다. 

 

 

3. 엄마껌딱지

사진은 아빠이지만, 실제로는 심각한 엄마껌딱지병 환자

9개월 아기를 키우고 있다고 하면 지금이 제일 예쁠때라고들 하는데, 앞으로는 몰라도 확실히 태어나서부터 살아온 9개월 중 가장 예쁜 시기는 맞는 것 같다. 그렇지만 내가 느끼기엔 이쁜 만큼 힘들기도 한 시기인데, 엄마껌딱지병이 점점 심해져서 이제 엄마만 보면 안아달라 보채고, 엄마가 안보이면 안보인다고 보채니 보통일이 아니다.

혼자서도 잘 놀던 아인데 이제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항상 엄마를 찾고, 옆에 있는것 만으로는 부족한지 안아달라고 매달린다. 심지어 자다가도 일어나서 엄마가 옆에 올 때까지 울어대니 매일같이 새벽에 호출을 받고 아기 침대에 옆으로 누워 잠을 설치고 있다. 옆에만 있어주면 언제 울었냐는 듯이 생글생글 웃는데, 껌딱지 시기는 언제 나아지는걸까. 

 

 

4. 의사소통 

어른들이 하는 말의 뉘앙스도 알아듣는 것 같다. 위험하거나 하지 않아야 될 일에 단호하게 안된다고 말하면 안 되는 일인 줄 알고 멈칫하고, 반면 강아지 물그릇에 손 담그는 장난은 수도 없이 안된다고 말해도 심각한 어조로 말하지 않으니 방금 들어다 놓아도 장난치는 아이처럼 곧장 다시 기어간다. 하루에 백번은 족히 끌어다 놓는 것 같다.

듣는 것뿐 아니라 옹알이도 부쩍 자음이 많아지면서 정말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5. 수면

수면 교육의 결과였을까, 생후 6주부터 수면 교육을 시키면서 파악한 소금이는 옆에 누가 있거나 안아서 재워주는 것보다 등 대고 누워 자는 걸 좋아하는 아이였다. 그런데 요새 분리불안이 생기면서 혼자 방에 있으려고 하지 않고, 그래서 엄마나 아빠가 같이 있다 보면  잘 시간이 지나고 졸려서 눈을 비비면서도 놀고 싶어서 안 자고 버틴다. 

수면교육이 잘 된 아이들은 중간중간 잠퇴행기가 와도 금방 다시 돌아간다는데, 언제 분리불안이 나아지고 다시 혼자 잠들 수 있을까. 

 


희망적인 건 9개월 넘어오고 나서 지난 2주간 분리불안으로 하루종일 칭얼대고 밤에도 거의 매일 호출이 왔었는데, 어젯밤에는 깨지도 않고 잘 자더니 오늘은 하루종일 보채지 않고 알아서 잘 노는 기특한 하루였다. 드디어 감기도 깨끗하게 나았는데 감기 때문에 더 칭얼댔던 건 아니었을까 싶다. 너무 일희일비하는 것 같지만 부디 어려운 시기가 지나가고 다시 평화의 시대가 열린 것이길 조심스럽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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